정말로 내가 열심히 했는데,
  내 잘못이 아닌 이유로 좋지 못한 결과를 맞는 경우에
  나는 정말 크게 실망한다.
  등을 돌려버릴까 심히 고민하고 있다.

  경현이를 내가 열성적으로 가르쳤는데,
  내가 하는 열정만큼 따라오지 않는 그의 무성의한 태도에
  화가 난다.

  월요일에 가르친 내용을 그 이틀 뒤인 수요일에 학교에서 불시 시험을 보았다고 한다.
  다 가르치고 본인도 알겠다고 한 내용인데, 결과는 20문제 중 3문제 정답.
  "내가 다 가르친 내용이잖아."라고 했더니
  "그랬어요?"라는 말에
  나는 어이를 상실하고 말았다.

  너를 위해 고생하는 사람들이 손가락에 꼽히고 있는데,
  너는 그것을 배신하고 있단다. 얘야.
  게임에 빠져 TV에 빠져 잠에 빠져 게으름에 취해
  헤어나오지 못하고 뭐하는거니.

  어머니가 말리시기는 하지만, 상대가 이런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는데
  내가 그냥 묵묵히 있는다는건 직무 유기일 것이다.

  내일부터는 회초리를 들고 갈 생각이다.

  어떠한 일을 성취하고 나면, 그 결과가 좋았던 나빴던, 그 성취도의 관계 여하가 없이
  후회는 남는다.
  '아~ 내가 이런 일은 좀 더 잘했어야 하는데….'
  '아~ 이런 일은 내가 잘 할 수 있었는데….'

  끝나고 난 뒤 후회하는 것이 그리 유쾌한 기분을 가져다주지는 않지만,
  최소한 반성은 하게 된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의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다행히도 최근에는 후회보다 성취감을 더 많이 만끽 하는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하루가 24시간이 아닌 36시간이면 하는 택도 없는 바람이 따라오기는 하지만,
  공부도 나름 열심히 해나가고 있고, 꿈도 잘 다듬고 있고, 숙제도 꼬박꼬박 잘하고, 엊그제 팀 과제도 잘 진전해 나가고 있다.

  한 때 후회를 생각할 여지도 있었을 것이다.
  (대학생이면서도 대학에 대한 이야기를 안했었는데, 모처럼 해볼까?)
  동아리 같은 데 가입하여 열심히 활동했을 때의 뿌듯함이 기회비용으로 남아버린 데에 있어서의 미련,
  저학년 때부터 기준을 잃지 말고 한없이 열심히 학업을 해왔더라면 하는 아쉬움
  따위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약조건이라는 것을 감수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꿈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그런 아버지가 되지 않겠노라고 꿈꿔야 할 것이고, 당시의 제약조건을 스스로 당당하게 극복해낸 의지를 잘 이어가고자 결의하는 것이, 현재의 나라는 함수에 주어진 조건을 감안한 채 정석대로 풀어낸 최적화 해법일 것이다.


  공부도 정말 더 열심히, 내 꿈 마름질도 정말 더 열심히, 나의 후원자에게 정말 더더욱 가까이, 나의 협력자들에게는 정말 맛있는 밥이라도 한 끼 사 주어야겠다.

  싸이월드, 네이버 블로그 등에 있는 포스트들을 여기에 수집하자고 마음먹은게 벌써 한 달이 지난 것 같은데,
  역시 그것도 한가해야 할 수 있는 일이지.
  지금 내 스케쥴을 보면 어림도 없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친구들은 이미 졸업했거나, 빨리 졸업하고 싶다고 아우성이다.

  나는 어찌나 다시 다니고 싶어했던 학교란 말인가.
  대학원도 가고 싶고, 계속 공부하고 싶은데,
  역시 사람 마음은 만벽하다.


  그래도 그냥 꿈만을 간직한 채,
  지극히 얌전하게 살아간 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친구들은 못들어서 안달인 '오빠' 소리라지만, 나는 '오빠'라는 말이 왠지 싫다.
  아직도 꿈을 새내기 못지 않게 꾸는 건강함을 과시하고 있다.
 
  누군가 나보고 잘한다고 해주면 정말 더 흥에 겨워 잘하게 될 것 같은데,
  그냥그냥 형식에 겨워 듣는 말을 이제는 지루하게 응대하곤 한다.

  주 전공, 제1 복수전공, 제2 복수전공….
  그토록 복학을 꿈꾸던 학교를 한 학년 더 다닐수 있도록 해준 아름다운 커리큘럼이다.

  그간 저축을 잘 해서, 집에 호소하는 일 없이 스스로 경제적인 여유를 누리고 산다지만,
  역시 적다고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로또를 사야 할까.

 
  아우성 그만 하고.
  뿅!

  예전에는 내 생각의 틀이

  Min(or Max) Yi = a + bXi
  Subject to ...
                 ...
                 ...
  and          ...

  이런 식으로 정리되고 정의하였었다.


  최근에는 내 생각의 틀이

  #include <stdio.h>

  int main(void)
  {
     ...;
     ...;
     ...;

     return 0;
  }

  으로 정리되고 정의하는 듯 하다.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마음가짐을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아니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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