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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05학번 김은영입니다.
전에 우연히 게시글 보고 글 남겼었는데 ^^

그뒤로 종종 홈페이지를 통해서 게시글이나,
포스트 글들 몰래몰래 읽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일본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쓰신 글들이 채찍질이 되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혹시 졸업하셨나요?
언제라도 한번 뵙고 싶어요 ^^ 다음학기는 복학하거든요
아, 정주영 교수님 퇴임식 사진 봤는데 저도 나왔거든요
가져가도 될까요? ^^

제가 생각해도 야심한 시각에 많이 쌩뚱맞긴해도
그래도 앞으로도 몰래 종종 보러 올게요 ^^ "


"  안녕하세요. ^^
  사실 조금 멈칫 했어요. 지인중에 동명이인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들중 한 분은 아닌 것 같고. 예전에 직접 뵈지 못해서 제가 못알아본 후배였던 것 같은데.. 맞나요? 다행히도 제가 기억을 하고 있어요 ㅋ_ㅋ
  사실 그 버릇 여전하답니다 -_-; 오히려 더 심해져서, 무언가를 막 생각하면서 걷다보면 아는 사람도 지나치고.. 오늘도 기숙사 룸메이트를 학교에서 봤는데, 저를 막 불러도 못알아채서 툭 치고 나서야 제가 화들짝 놀래면서 알아채는 일이 있었어요 ㅎㅎㅎ

  저는 작년 1월에 군 제대를 하고 1년동안 일을 하다가 이번에 복학을 했어요. 3학년 1학기네요 ㅋ_ㅋ 경영 복수전공을 하고 있고, 다음 학기에 전정통 컴퓨터를 제2복수전공으로 하려고 해서, 계획대로라면 5학년까지 다닐 처지가 되었네요 ㅋㅋ 졸업과 조금 멀어졌지요 -ㅅ-
  사실 멋진 선배 본받을만한 선배가 되지는 못해요 ㅋ_ㅋ 솔직히 말하면 고학생이랍니다. 제 글들이 채찍질이 된다니 부끄럽네요. 그래도 원채 하고싶었던 공부를 다시 붙잡게 되어서 마냥 신나요 ㅋ_ㅋ 도움이 되었다니 참 다행이에요 'ㅂ'

  사진이나 블로그 내용은 굳이 허락을 구하지 않아도 개의치 않아요 ^^
  몰래라면서 대놓고 보러 왔다고 이야기해주시는군요 ㅋㅋ 교환학생으로 계시다니 정말 멋져요. 하시는 일 항상 잘 되기를 바랄게요 'ㅂ'"



  포스트 글들을 몰래몰래 읽어왔다고 하니, 이 글도 읽을 가능성이 크겠지?
  그렇다면 이것을 그대로 올렸다고 해서 뭐라고 하지는 않을까?
  하지만 이것은 순수한 내 일기인걸,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이 솔직히 불편하다.
  편하게 하는 것을 평소에 나는 선호해왔고,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오늘 진영이 형과 점심 약속이 있었으나,
  진영이 형이 급하게 병원을 가야 한다고 해서 취소가 되었다.

  최근, 기존 포스트 자료들을 옮겨오는 데 있어, 일기를 옮기는 작업을 조금씩 해나가고 있는 와중이다.
  옮기다보면, 살짝 싱숭생숭하다.
  불과 몇 년이 안되는 시기인데도,
  '내가 저런 생각을 했었나?',
  '아, 이 때는 그런 일이 있었지',
  '이 때는 내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일기를 적었을까?',
  하는 생각들이 나를 한 번쯤 추스려주지도 않은 채 무차별 흐르기를 즐긴다.


  최근 거울이나 차창, 어쩌다 반사되는 빛이 굴절되어 들어오는 내 모습을 한 번 스윽 훑어보면
  무슨 목석같다.
  분명 웃기는 웃는데, 그냥 마냥 좋아하고 실컷 웃고 떠들고 즐길 거리를 찾는
  그런 모습의 웃는 얼굴이 아닌,
  왜 마치 세상을 달관한 듯한 얼굴이라고 해야하나?
  그냥 어렵게 받아들일만한 일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쳐다보고,
  또 실제로 아무것도 아닌 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이게 과연 정상일까 싶지만, 사실 정신을 집중하는데 도움이 되기는 한다.
  나는 무슨 행동을 그 다음으로 이어야 할까 선택하는 데 효과적이기도 하다.


  본래 진영이 형과 식사를 하면서,
  경제학과 학생들이 많이 과에 애착을 가지지 못하고, 과에서 어울림을 잘 하지 못하고 있는
  그런 모습을 두고 넌지시 토론하고 싶었는데, 그게 잘 되지 못해서 아쉽다.
  그것을 두고 고민하면서 많은 것을 속으로 꿈꾸기도 했었지만,
  약속이 깨진 후, 살짝도 아니고 아주 그 꿈을 무너뜨려버렸다.
  사실 그냥 이대로도 못지내고 있지는 않다. 잘 지내고 있되, 솔직히 아쉬울 뿐이다.
  또, 대꾸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자신이 없어진 탓도 있다.


  심리테스트를 하면 나 매우 멋있는 사람으로 묘사되곤 한다.
  '멋있다'는 말은 사실 좋다.


  그런데 정말 그것이 멋있는걸까?
  솔직히 멋있어서 계속 유지하고 싶기는 하다. 내가 말로만 성인이지 아직 어려서 철이 들지 못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사실 나도 가끔씩 기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요즘 학교에서 팀 과제를 많이 하면서, 유난히 느끼고 있는 기분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 기댄다는 데에 있어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여전히 내가 멍청하다는 근거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