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의 휴일이란 말인가.


본래 학교로 스터디 모임을 하러 갔어야 하지만

팀원이 시험기간이 연장되었다 하여 스터디 모임을 연기하기로 했다.

덕분에 나는 이렇게 휴일을 만끽하고 있다.


휴일이 어딨어?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많은 생각을 퇴근하는 와중에 했었다.

이미 직장을 하나 보장받았고, 많지는 않지만 천 만원 정도 모아놓았고, 내 이름의 가게도 하나 차려 지금 어머니가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계시고..


그렇게 생각해보고 나니

돈이 생각해보면 그리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이 아니라, 산소와 같이 정말 자연스럽다는 것임)


꿈도 하나 생겼는데

학교 근처에 근사한 공부방 겸 카페를 하나 차려놓고

학생들에게 공부하는 공간을 제공해주면서 약간의 음식이나 차를 판매하고

책도 잔뜩 진열해놓고 장학사업 등 이벤트도 열고

나는 조용히 학교 다니면서 혼자 운영 할 때는 마음대로 열고닫았다 하던지, 그게 아니면 알바생을 하나 두는거지.


정말 큰 꿈일거 같은데.. 따져보니.. 궁동 땅값도 상당한 편이고, 그렇게 지내면서 최소한 손해는 안보고 지내려면;;

먹고자고 걱정도 없어야 할테고...... 세상에!

넉넉잡아 10억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하긴 예전에는 천만원도 꿈 같은 돈이었는데, 지금 이렇게 내 수중에 있는 것을 보면 저것도 노력 여하에 따라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일까?


역시 사람은 크고 봐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

사실 군대 얘기 같지만(뭐 군대에서 그런 경우도 있었지만, 그 때는 뭐 어렸을 때니 넘어가지)

직장에서의 이야기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나보다 후임일 때

그 사람이 나에게 존칭을 쓰고 존경을 표할 때

나는 참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한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한 편으로 가지고 있고

뭐 그렇다.


한 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한다.

"어유~ 이사람아. 그러게 진작부터 공부좀 해두지(혹은 돈 좀 모아두지, 부지런을 떨어두지 등등..)."


말 하는 걸 들어보면 그 사람이 게을러서 그렇게 나보다 낮은 위치에 서게 된 것인지

아님 진짜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 된 것인지 금방 알게 된다.

전자 같은 경우에는 위와 같은 야유가 결말이 되고. 후자 같은 경우에는 조금 많이 미안해진다. 내가 그렇게 생활을 해와서 그런가? 혹은 내가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을 망각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 사람들에게는 조금 더 베풀게 되고 배려를 조금 더 해주는 것인가보다. 좀 짜증이 나더라도, 조금 마음에 안들고 못마땅하더라도..

나중에는 그런 사람들이 일에 익숙해졌다 하면 아주 충성심이 높은 B+급 후임이 되거든.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 힘내세요 :D

나는 아버지가 병신이고 개새끼인데도 없어지지 않고 계속 병신이고 개새끼라서 서러운거지~

아버지가 없어지는 세상이 서러운게 아니야.

정신을 간신히 차리고

다이어리를 쳐 나간다.


오늘따라 마음은 가까웠지만 멀리 떨어져서 지낸 사람들과

유난히 많이 만난다.

힘들어하던 상황에서의 타인과 대면한 나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졌을까.

대화과정에서는 유익하고 좋은 이야기만이 오가야 어색함과 거리감이 배제되기 마련인데

가뜩이나 여러가지 문제에 당면해 있던 나는 다소 대하기 어려운 사람으로 다가왔을지 모르겠다.


그들이 가고 나서, 나는 일단 연락수단을 끊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 이래서 평소에 준비가 잘 되어야 하는건데

그러지 못한 상황에 나는 개탄 말고는 하지 못하는 것인가.


심장이 조금 빠르게 뛰고 있었다. 아무래도 좀전에 마신 커피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돈을 쓰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잘 버티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만남은 반가워야 하는데 뒷맛이 씁쓸하지 않아 참 개운치가 않아

기분이 나쁘다. 나는 사람이 미운게 아니라 이렇게 지내고 있는 내가 싫어 이러는 것이다.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따위 후회는 하고 난 후에는 늦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예비로 태세를 갖춘다거나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FM대로 너무 벅차게 하려 한다고 욕하고만 볼 것인가?


가슴을 쓸어내리고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본다.

많은 고민들-일을 그만둘까, 도망갈까, 아버지에게 욕을 퍼부어댈까 등등-을 하나씩 배제해 나가다보면

딱 떠오르는 '내가 반드시 할 일'에 대해서 명확히 수렴되어 나아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그렇지. 나는 어떠한 사람이고 어떠한 행위를 주로 하고

어떠한 것을 좋아하고 어떠한 것을 추구하며

어떠한 것을 주로 습관으로 가지고 있으며 어떠한 것을 어떠한 방식으로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구체적으로 지어놓은 컨셉이 있고

그리고..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확고히 밀어붙일 자신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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