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4:00)

  무언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사람들은, 꼭 부지런함을 발휘할 줄 알고, 부지런함을 좋아하기도 한다.

  (여기서 성공가도를 달린다는 것이, 꼭 대박을 터트리고 모든 분야에서의 유일무이할 만큼 탁월할 정도라고만큼은 아닐 지언정, 그래도 사회의 일반적인 시각에서 보았을 경우 모범적이고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 하에서 최대한 성실하게 살고 있다고 타인이 평가해줄 수 있을 만큼 열심을 떠는 경우라고 이해를 구하고 싶다.)



  나는 부지런을 발휘하였는가? 솔직히 말해서, "그렇다"라고 말할 수 있다.


  정말 나는 그렇게 말할 자신이 있다. 나는 정말 부지런을 떨었고, 내가 즐거워하는 것, 내가 하고자 하는 것에 열정을 정말 힘껏 쏟았다. 그랬으면 나는 왜 지금 최고가 아닐까?



  내가 왜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

  솔직히 겁이 나기 때문이다.. 내가 다니고 있는 충남대학교만 해도.. (휴학중이지만 -_-) 친구들을 보면 참 나름대로 부지런을 떨고 그렇게 장학금을 타고 각종 대회에서 수상을 하고 일찍 취직에 성공하여 사회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훌륭한 친구, 선배(후배도 있나? -_-a)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 곳이다. 그 사이에서 나는 성적도 어중간하고(학고를 맞거나 F가 있는 등의 모습은 아니지만.. 결코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회에 참가한 것은 스스로도 창피하다는 생각만 남긴 채 추락하고 뭐 집안이 원채 좋았던 것도 아니고 외모가 뛰어나다는 생각도 하질 않고 있고.. 내가 비관적인 생각을 견지하고 지내는 것일까? 하지만.. 그렇다면 나는 나중에 뭐가 될 수 있지? 불확실한 나.. 미래가 불투명한 나 안에서.. 나는 그저 괴로워만 할 줄 알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나......

  창피하잖아 ㅠ

  매일 하루에 4시간 이하로 잠을 아껴가며 이렇게 공부를 붙들고 일도 병행하고 있는 나를 봐... 매일마다 쉬고싶다는 생각을 붙들어 매고 악착같이 살고 있는 나를 봐...... 이게 하루이틀 얘기가 아니란 말이야..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가구들을 막 집어던지고 매일 술을 드시는 아버지가 나와 동생과 어머니를 때릴 때를 생각해봐.. 어느 순간에는 감옥에 들어가셔서 (어머니는 잠시 멀리 가신거라고 거짓말을 하셨지...) 애비없는 자식 소리를 듣기도 하고... 중학교 때 정말로 쌀이 없어 매일 라면만 먹는 상황에서 몸이 축나면서도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든 성적을 끌어올려보겠다고 공부하는 와중에서 아버지가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서 가족들 다 깨워가지고 맛사지시키고 나는 119에 전화하던 하루하루를 보냈던 때를 생각해봐... 고등학교 들어와서, 친구들은 학원을 가던 좋은 문제집을 사서 보던, 점심시간에 시간이 남는다고 축구하러 나가고 하는데, 나는 급식비가 없어서 매일 급식소에서 배식을 해가며 그 댓가로 밥을 먹고, 문제집 살 돈이 없으니 선생님들께 찾아가서 갖은 심부름도 하고 학교 홈페이지도 만들고 하면서 교사용 문제집을 얻어내서 풀었던 과거를 생각해봐.. 학교가 좋질 않아서 교육열이 엉망이었던 상황이었는데, 나는 야간 자율학습시간을 1시간 늘려달라고 건의했는데 그게 실현되자 친구들에게 욕을 많이 먹었지.. 대학교 들어와서.. 공부보다도 아르바이트에 치중해야했던 나.. 그래도 조금 낫게 벌어서 공부에 보탬을 해보겠다고 힘든 일을 골라가면서 했더니 웬걸.. 체력이 매 일이 끝날 때마다 바닥이 나곤 해서 집에 들어가면 공부고 뭐고 파김치가 되곤 했지.. 침대에 푹 쓰러져서 일어나질 못하고 다음날에는 지각하고.. 군대 가니까 나를 엘리트라고 신교대 행정반어세 판단을 했는지 엘리트들이 모여있는(대부분 사회에서 유복하게 살았다고 할만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SKY급 학생들이거나 유학파거나, 집이 굉장히 부잣집이거나, 뭔가 특출난 능력을 발휘하였거나.. 등등..) 정비대 참모부로 배정을 하더라.. 그들은.. 당연히 내가 악착같이 살아온 과거를 이해하지 못했지.. 그래서 '개념없는 놈' '아버지를 존경하지 못하는 놈' '자기만 아는 놈'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어. 나는 그게 아니라고 오해라고 말하려고 해도 어차피 다 고참들이니 그게 그냥 말대꾸인 것으로 치부되기 마련이었고.. 그와중에서도 살아남으려고 굳은 일 다 하고 화장실에서 울고 바깥에서는 웃고를 맞고참이 나갈 때까지 반복하며 살았지.. 그냥 그러면 되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살던 와중에 우연히 엿듣게 된 것이 "쟤는 무슨 낯짝으로 저렇게 고참들 앞에서 당당하게 실실 웃을 수 있는거지? 재수없게"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거의 실신할 뻔했었는데.. 상병쯤 되던 당시 마치 장애인으로 동사무소에 신고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아버지가 뻥튀기 장사를 시작하셨다는 말에 (많이 건강해지셨다는 의미이므로) 나는 어찌나 많이 울었는지 (그러다가 간부에게 들켜서는 -_- 아 쪽팔려..) .. 그 뒤로 좋은 일이 나타날꺼라는 생각을 조금이나마 키우게 된 것일까......


  군에서 제대하면 일하고 공부하고 하면서 제대로 나를 다시 발휘해보자 하던 꿈을 실현하고자, 이렇게 군 전역후 양껏 나아가던 나는.. 무슨 저작권 침해를 했다고 빌어먹을 경찰서에 왔다갔다 하고 있다.. 내가 왜!!! 나는 정말로 서적들을 인터넷으로 불법판매하고자 시도한 일이 없다고!! 누가 왜 그랬는지를 나한테 물어보면......내가 어찌 알아ㅠㅠㅠㅠㅠㅠ 노트북을 사서 공부에 보충을 하고자 했던 것이 이런 악재를 불러올 줄이야.. 사설 무선망을 쓴 것이 화근이었을까?

  나 정말로 위에서도 이야기한 바 있고 지금도 열심히 살고 있단 말이야.. 근데 정말 내게 왜 그러는거야.. 나는 살아서는 안되는건가? 나는.. 죽어 마땅한 놈인가? 전생에 정말 얼마나 큰 죄를 지었길래 나는 태어난 것부터 시작해서 성장과정이며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에러인거지? 내가 그렇게 못난 놈일까?

....



...

죽을까도 생각했었다.. 정신과 치료를 받아볼까도 생각했는데, 문득 군복무 시절에 정신과 진료를 받았던 기억을 되새겼다.. 가면 안될 거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ㄱ- 거긴 지옥이었어............ 생지옥.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해커를 잡아내는 것이겠지.. 군대 다녀와서 체력도 더 튼튼해졌다 -_- 살아야 해 나는.. 학자가 되기로 했잖아! 나는 꼭 평생 공부하고자 하는 꿈을 이루고야 말기로 했는데.. 이대로 멈추면 정말 열심히 살아왔던게 억울하잖아..



  겁난다는 말이.. 사실 이런게 겁이 난다는 거다.

  만약에 나중에 (지금은 없지만)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고 혹 결혼을 한 뒤 아이가 있다고 하자. 그 아이가 성장하는 데 있어 나는 항상 성실하고 부지런하도록 바른 길로 이끌고 싶은데.. 문득 여자친구가, 결혼 뒤 아내가, 그리고 내 아이가.. 내게 이렇게 물었다고 하자.

  "[너/아빠]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게으름 안피우고 정말 성실하게 살았다고 말할 수 있어?"

  그 때는 나는 자신있게 예스라고 말해야겠지. 그런데 그가 반박을 해온다고 하자.

  "그런데 왜 ~~때는 ~~했어?"

  "왜 대학때는 성적이 안좋았어?"

  "다른 사람들만큼 열심히 안했기 때문이지. [너/아빠]가 할 말이 없어야 하는 거 아니야?"

"게으름뱅이"

"위선자"

"거짓말쟁이"

.

.

.

  나는 순식간에 가장 신뢰할 사이어야 하는 사람들한테 신뢰를 잃게 되는 것이다.. 나는 분명 아버지를 존경은 커녕 신뢰하지 않는다.('사랑'과는 다른의미다.) 그런데 나는 내 스스로조차도 그럴 자격이 되지 않는 놈이 된다. 그리고 그들은 나와 거리를 두게 될 것이다.. 심한 경우에는 떠날수도 있겠지......


  그런데 얼마나 내 성장과정에서의 상황을 그들에게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이를 최대한 많이 받아들이고 믿어줄 사람들이 과연 이 세상에 얼마나 존재한단 말인가.. 하긴 그래서 내가 진정한 친구라고 느끼고 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은건가.. 아는 사람이 많다고 할 수 있지만, 그건 얘기가 다르니까............



  그럼 나는 왜 살아야 하는 걸까?

  죽으면.. 이 오해는 그냥 그대로 묻어버리고, 사람들 앞에서 나는 그냥 그런놈이 되고 그걸로 끝나게 되는 것이니까..... 그래서 나는 더 살아야 하고 더 힘을 내고 더 악착같이 , 더 성실하게 사회에 나서며 당당하게 어필해야 하는 것이다. =_+


  힘내자. 아..


  일단 이 xx같은 해커부터 내가 꼭 축출해 잡아내 보이겠어 -_-^ 죽었어 이 개새끼

'다이어리 > 어린 시절의 다이어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8.03.31 월 01:53  (0) 2009.04.17
2008.03.29 토 02:44  (0) 2009.04.17
2008.03.28 금 19:02  (0) 2009.04.17
2008.03.28 금 01:45  (0) 2009.04.17
2008.03.27 목 18:04  (0) 2009.04.17
2008.03.26 수 21:34  (0) 2009.04.17
2008.03.26 수 03:21  (0) 2009.04.17
2008.03.24 월 01:43  (0) 2009.04.17
2008.03.23 일 06:32  (0) 2009.04.17
2008.03.22 토 10:04  (0) 2009.04.1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