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낮밤이 바뀌었다. 더불어 최대한 구석에 처박혀서 오타쿠처럼 공부하고, 내 할 일하고 그러고 있다.
이상하게 나는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그들이 나에게 뭐라 하는게 아닌데도, 내 에너지를 빼앗기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 나에게 있어,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셈이다.
최소한 방학이 끝날 때 까지만큼은 이렇게 있었으면 좋겠다. 덕분에 알게 모르게 많은 공부를 했다.
(근데 낮밤이 바뀐건 어떻게 좀 했으면 좋겠다.)

2.
얼마전에 스터디 때,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 것을, 이렇게 오타쿠처럼 공부하는 동안 이해하게 되었다. 정리를 해서 스터디 사람들과 공유하려는 마음이 있어서 조금씩 정리하고 있는데, 은근히 자료를 만든다는게 벅찬 일이다. 그걸 하는 동안, 다른 공부를 하지 못한다는 데에서 뭔가 시간낭비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고...
그런거 보면, 웹 상에서 많은 내용을 전달하고, 쓰고, 정리하여주고 하는, 인터넷 스타들을 보면, 물론 개중에는 "사기꾼"도 많고, "자세히는 모르지만 일단 아는대로 뱉어볼게, 내 생각은 이러이러한데 너네가 보기엔 어때?" 하는 사람도 많고 해서, 진짜 선생님은 사실 손가락에 꼽는기는 한데,
하여튼 그래도 컨텐츠를 제공자라는 점에서, 그들의 에너지가 부럽다.
물론 나는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무서워하는 겁쟁이에다가, 내가 아는걸 빼앗기는 느낌을 받는 것도 싫어하는 이기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컨텐츠 제공자가 되고, 홍보도 열심히 하고 해서 스타가 될 가능성은 없다. ㅋ 그냥 그 사람들의 에너지만 부럽다. 그 에너지로 난 더 이기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게야.

3.
그러고보면 나에게도 간혹 자문을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온다. 연구실 차원에서 도움이 될 만한게 아니면 그런거 안한다고 무시해버리지만, 친한 사람에게서 들어오면 참 난감하다. 근데 더 문제는, 내가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자문을 해달라 하는 경우이다. 지인에게 자문 요청을 받는 경우는, 그냥 서로 얼굴도 볼 겸, 서로 친하니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해서 요청하는 것일 때가 많아서, 그 분야에 대해 잘 아는 내 주변 사람을 소개해준다고 해도 잘 통하지 않는다.
정녕 모르겠어서 안되는건 안되는건데, 근데 그나마 내가 귓동냥이라도 해서 들었던 적이 있는거라면, 어찌어찌 공부해서 그래도 뭔가 전해드리긴 한다. 이럴 때 나는 모르는 것을 더 공부해서 이득이긴 한데, 아무리 내가 이기적이어도, 내가 잘못된 것을 알려줬을 까봐 뭔가 뒷맛이 좋지 않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