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생각을 정리했었는데, 지인과 이야기를 하다가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좀 중구난방할 수 있지만, 그래도 다시 되새기면서 써내려가보자면,

나는
1. 행여나 실패 확률이 줄어들더라도, 어쩌면 실패했을 때, 내가 책임을 어떻게 져야할지도 모르는걸 책임져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는 경우와
2. 실패할 확률이 크지만, 내가 스스로 내가 납득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고, 물론 이것이 실패했을 때도 역시 내가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 오는 경우
이 두 경우가 있는데, 이 둘 중에서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어쩌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지만, 그래도 2.를 선택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을 선택하는 것은, 내가 수긍을 다 하지 못하는 문서에 내 이름을 쓰고 싸인을 하는 것과 같게 느껴졌고,
2를 선택한다면, 물론 실패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만, 설령 실패를 하더라도, 결국 그 실패는 내가 책임져야할 일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나는 2를 선택했으니, 성공하면 내 공이고, 망하면 내 탓이 될 것이다. 망했을 때는 남을 욕할 것 없이, 그저 내 스스로를 욕하면 된다는 것이 정말 좋은 선택으로 보였다.

이러한 선택 덕분에, 내가 스스로 나를 책임지기 위해 부지런해질 수 있다. 앞으로 얼마나 이럴 수 있을지, 박사과정이 잘 끝나던 혹은 망하던 그 이후에도 과연 지금처럼 내가 내 것에만 책임지면 되는 상황이 올 수 있을지, 솔직히 불안하고 기약도 없고 해서 잘 모르겠기 때문에, 지금 당장 이렇게 할 수 있다는게 정말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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