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하니까 더 떠오르는 생각이 있는데, 사실 나는 즉흥적인 발표를 정말 못하는 편이다.
심지어 내가 아는 내용이어도 대중들 앞에 서면 말문이 턱하니 막혀버린다. 한국말로 발표해도 이러한 실정이라 영어로 발표하는건 말할 것도 없고...
사실 나는 평상시에도 말을 잘 못하는 편이라서, 그 성격이 고스란히 발표 능력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말을 정말 잘 하는 스피커를 보면 늘상 감탄하기도 하면서, 내 스스로를 자책하게 되기도 했는데...
이건 어렸을 때부터 그랬고, 고치려고 해도 정말 고쳐지지 않아서, 언제부터인가 대본을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으로 여태까지 버텨왔었다.
그러다가 엊그제 카네기 멜론에 재직중인 일본인 교수의 발표 동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이분도 정말 열심히 스크립트에 의존하는 발표자였다. 세계적인 석학이라서 질문도 정말 많이 들어올텐데, 저 발표 이후에 질문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실까 하던 찰라였는데, 아니나다를까 정말 질문이 들어왔는데, 그 다음의 이 교수의 대응이 가관이었다.
마치 예상했다는 질문이었다는 듯이, 그와 관련된 추가 슬라이드를 보여주고, 그에 대한 스크립트를 읽어주는 것이었다.
슬라이드를 넘기는 과정에서 보니, 이런 추가 슬라이드가 본문 슬라이드보다 더 많아보였다.
와...
이정도로 준비하려면 얼마나 준비했을까, 저 많은 예상 질문들을 생각해 내는 데에는 얼마나 많은 선견지명이 있었어야 하는걸까 하는 생각과
스피커가 좋은 언변을 가진다면 무엇보다도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어도 철저한 준비를 통해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생각도 드는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p.s. 사실 내가 말을 못하는 것이 장점이 될 때가 있는데, 그것은 내가 확신이 안서면 절대로 내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기 때문에, 모르는걸 아는척 한다며 망신당하는 경우가 매우 적다는 것이다.
#이렇게라도긍정적인면이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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