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학교에게, 사랑하는 경제학과에게 - 학생으로서


  이번 달로 접에듦에 따라 저로서는, 제가 군에서 제대하고 나름대로 학비를 벌고 자유로운 공부도 해보겠다는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휴학을 하고, 일을 시작한지 얼추 3개월째가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제 고향인 충주시에서 편의점 두 군데를 번갈아가며 휴무일 없이 하루에 4시간씩 자면서 꼬박 16시간을 일을 하고 있으며, 일하는 틈틈이 공부하고 돈을 정기예금과 적금에 꼬박꼬박 예치해가면서 분주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비록 아르바이트에 불과하지만 두 군데에서 일을 하면서도 나름대로 근검절약에 힘쓰다보니 예상보다도 돈이 더 많이 모이고 있습니다. 부친의 한 때의 실수로 인해 저를 유년시절부터 괴롭혀왔던 몇 억대의 빚은 이제 몇 백여만원 정도만 남은 채 거의 상환하였습니다. 이제 조금씩 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올라가기는 어려우나 떨어지기는 쉬운 정상'이라는 명언을 되새기며 스스로 고무되어 항상 자기 계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저는 충남대학교 경제무역학부 경제전공 04학번 유재성입니다. 지금 제 동기들이라면 빠른 사람들은 이미 졸업했을 것이고 혹은 학부생들 사이에서 고학번이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학교를 다니고 있겠지요. 저는 올해를 꼬박 파트타임 일선에서 지내다가 계획대로라면 내년 여름에나 복학을 하게 되리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복학을 할 때 쯤이면 제게 있어서 선배는 고사하고 동기조차 거의 찾아보지 못할 것 같아 너무 씁쓸합니다. 다시 성공적으로 복학하고 공부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금 기반을 다진다는게 지금 제가 휴학을 하고 일을 하는 최종적인 이유이지만, 복학하고 나서도 친구가 하나 없을 생각을 하면 한 번 더 고독에 쉽게 빠지게 되곤 합니다.
  지나치게 고된 일 보다는 '자신을 다듬을 여유를 가질 수 있으면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이렇게 편의점에서만 두 점포에서 일을 하게 되었지만,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각 점포의 점장님으로부터 인정을 받아 (시급을 올리는 조건으로) 발주 업무도 하고 정산까지 떠맡게 된 상화에서,  어찌 손님들중에는 곤드레만드레한 상태로 와서는 갖은 횡포를 부리고 방해를 하는 사람이 이리도 많은지... 세상에 경찰을 이렇게 많이 보게 될 줄을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일을 하다보니 학교 생각이 더욱 더 절실해지는 것 같습니다. 다니던 당시에 학교 생활을 좀 더 적극적으로 했었더라면 하는 후회도 밀려오고, 지금 준비를 열심히 하면 후에 복학하면서 정말로 성실한 학교 생활을 누리게 되리라는 희망으로 고무되기도 합니다. 사실 학교 다니던 당시에도 의미없이 지내지만은 않았습니다. 성적은 (학사 경고를 받거나 하지는 않았을 만큼 아주 관심을 멀리하지는 않더라도) 비록 상위권을 바라보지 못하고 주춤했지만, 궁동 거리에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도 한국은행에서 개최하는 통화정책 경시대회에도 출전하고, 과에서 추진하는 산업 시찰도 다니면서 제게 있어서 뜻깊은 경험을 했습니다. 그 경험이 계기가 되어 군에 입대하여 군 복무를 하면서도, 지금처럼 휴학을 하고 일을 하면서도 정말 열심히 공부에 매진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복학하면 꼭 다시 한 번 대회에 출전해야지, 이제는 학업에 정진하는데 있어서 한눈 팔지 말아야지 하는 희망과 꿈으로 점철될 수 있도록 도와준 학교가 정말로 고맙습니다. 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 여차하면 좌절하고 꿈을 포기하는 지경에까지 이를 수 있었던 저를 잡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주던 곳이, 제가 지금 잠시나마 쉬고 있는 학교였고, 경제학과였고, 교수님들과 학우들이었습니다.


  지금쯤이면 벛꽃은 이미 졌을테고 시험 시즌이라 한창 도서관이며 열람실이 사람들로 하여금 분주하겠군요. 저는 비록 휴학을 한 상황이지만, 언제라도 멋있는 모습으로 우리 학교 우리 학과와 마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지금의 제게 힘이 되어주는 우리 학교 우리 경제학과가 정말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4월 15일 새벽
충주시 시내 한 편의점에서의 야간 근무중에 쓰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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