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글 하나 썼더니 치열하게 평온했던 일상에 불꽃이 확 일었다.
나는 자신이 있었고, 솔직히 다행스럽게도 분위기가 내 말아 맞다는 식으로 흘러갔지만,
역시나 별 능력이 없는 사람도, 수면 위로 떠오르는 순간부터 거품이 생기기 시작한다.

덕분에 순간적인 페북 스타가 되어서,
고작 서른 살 먹은 국내 박사과정 학생에게 배울게 뭐가 있다고 나에게 선생님 선생님 하는 소리도 들려오고,
나도 모르고 관심도 없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기대하기 시작한다.

난 그만큼 대단한 전문가 대접을 받거나 하는게 아닌, 그냥 오늘 또래 학우들과 치킨이나 먹으면서 낄낄거리고, 주변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이해 못해서 쩔쩔매고, 걸그룹 동영상 보면서 헤헤거리고, 앞으로의 미래를 걱정하는 삶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생각해왔다.
여기서 더 벗어나면, 언제가 되었든 내 밑천이 금방 드러날 것 같아서 무섭다. 내가 잘 할 수 있고, 정말 해야하고, 관심있는거에 집중하기에도 바쁘다.

나는 개구리가 되지 못해서, 여전히 물속이 더 편하다.
거품은 다시 걷어치우고, 공부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한다.

p.s. 일단 그 책 저자가 자꾸 내 인성을 걸고 넘어졌는데
이제 내 인성이 아니라, 자기 책이 정말 잘못되었다는걸 깨닫기 시작하는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p.s.2. 나머지 리뷰는 언제 쓸지 모르겠다. 분위기가 좋게 바뀌어서, 그냥 내가 구두로 "무슨 책 별로더라~" 이렇게만 얘기해도 잘 전달되는 분위기가 되어서, 굳이 안써도 될 것 같다. 괜히 이런거 계속하다가는 내가 정말 지적질하러 다니는 사람이 될 것 같으니 이정도만 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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