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렸을 때부터 주욱 꿈꿔왔던 일이라고 함에도 불구하고
요즘에는, 오히려 내가 박사 진학을 포기하고,
석사 졸업도 그만두고 자퇴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리고 의외로 그 결과가 그리 불행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여전히 내가 먹고살 역량은 살아있고,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정도를 판가름할 줄 안다.
건강도 왠지 회복될 것 같다.
2.
요즘 목에서 자꾸 피맛이 난다.
대략 보름 전 즈음부터 목에 뭔가 이물감이 있는 상태였는데, 이게 더 심해진 상태이다.
그래서 사실, 요즘에는 뭘 먹든 먹는 것 자체가 힘들다.
심지어 매운 음식을 먹을 때는 거의 기절하기 직전 상태까지 간다.
분명히 병원을 가봐야할 것 같은데 병원에 갈 틈이 없다.
최선을 다 해도, 안한다고 의심받는 이 분위기가, 나를 병원에 가지 못하게 막는다.
3.
이렇게 건강도, 시간도, 사람도,
내 진심, 내 진짜 모습, 내 마음, 내 의지와는 일절 관계 없이
모든 것을 잃어가는 내 모습이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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