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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짬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처음부터 어떠한 컨텐츠에 익숙해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적응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꼭 뭔가 적응기간 내지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그 컨텐츠에 능숙해지기 시작한다. 어느 정도 능숙해진 이후, 자신이 적응기간동안 해냈던 일들을 되돌아보면 웃기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그렇지만 그러한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의 모습이 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는 한다. 역시 인간도 경험의 동물이다. 사자도 사냥을 하기에 있어서 어린 시절부터의 훈련을 겪어오면서 숱한 경험으로 다져진 능숙함으로 사냥에 임하게 된다. 맞는 말이다.


  시험기간이다. 화요일이면 조직행위론 시험을 봐야 한다.

  솔직히 나는 시험이라는 것이 싫다. 그냥 평소에 관심있는 분야에 꾸준히 매진하는 것을 좋아하지, 돌발적인 테스트를 받는다는 것이 그다지 유쾌하지만은 않다. 당신이 무슨 자격이 있어서 나를 시험하려고 드느냐 묻고 싶지만,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은 대상이 나에게 시험을 부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할 수도 없다. 힘 없는 내가 참고 견뎌야지. 딱히 할 말은 없다.


  여기에 익숙해져 어제 먹은 단백질과 오늘 먹은 칼슘을 소모하면서 맑은 정신으로 책을 들여다보는 내가 신기하지만, 아직 익숙치 않은 대상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계속 내가 심장을 펌프질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젖게 만든다. (실제로 아마 무궁무진할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