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다이어리

친구의 눈치만 보다가 내 게임을 망쳐서도 안될 것이다.

Jae-seong Yoo 2015. 5. 24. 17:37

친구와 격투 게임을 한다.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해서 얻은, 온갖 기술을 써서 친구를 압도한다.

그렇게 계속 이기다보면, 친구는 결국 화를 낸다.


한두 판만에 화내며 컨트롤러를 집어던지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내가 열 판 넘게 이기고 빅토리 포즈를 취했을 때 비로소 멱살을 잡고 달려드는 친구도 있다.


화를 내는 시점의 명확한 경계 같은 것은 없다. 그야말로 천차만별.

친구가 화를 내지 않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음에도 엄청난 싸움이 벌어질 때도 있고,

친구의 기분따위 전혀 무시하고 놀려댔어도 그냥 아무런 일도 없이 지나갈 때도 있다.


친구 기분을 무시해서 대판 싸움이 나는 것은 친구도, 나도 원하지 않는 일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친구의 눈치만 보다가 내 게임을 망쳐서도 안될 것이다.


p.s. 그리고, 내 게임을 풀어가지 못하게 막는 사랑 또한, 사랑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