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의 군주론
(군주론)은 르네상스 시대(AD-14-16세경) 이탈리아의 정치이론가 N.마키아벨리 (1469-1527)가 지은 정치학의 고전이다.
(군주의 통치기술)을 다룬 책으로, 군주가 국가를 통치하기 위해서는 권력에 대한 의지.야심.용기가 필요하며, 몰인정과 잔인함으로써 국민이 군주를 두려워하게 하는 것도 무방하다고 하였으며, 때로는 종교도 이용해야 한다고 내세웠 다.
그래서 이러한 (권모술수주의)를 흔히 <마키아벨리즘>이라 부르게 되었다.
근대정치학 을 개척한 획기적인 저서이자 (세계의 결정판 15권)(스탠포드 대) 중의 하나다. 전체가 26장 으로 돼 있는데, 세부분으로 나눠 요약하며 읽어본다.
(군주론)을 펴면 맨 앞에 마키아벨리가 당시 이탈리아의 여러 작은 나라들 중의 하나였던 (피렌체)의 왕에게 이 책을 바친다는 내용의 글이 실려있음을 알게 된다.
(예부터 왕의 은총을 받고자 하는 사람은 자기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물건이나, 왕이 받 아서 특히 기뻐할 것을 가지고 찾아뵙는 것이 관례가 되어있습니다...(중간생략)...저도 저의 보잘것 없는 충성의 증거를 드리고자 합니다... 만일 전하께서 이 보잘것 없는 책을 받아주 시고 정독하여 주신다면, 저의 열망을 그 책 속에서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조선시대에 임금님께 소중한 것을 바치던 우리의 풍습 과 비슷한 것이 이탈리아에도 있었다는 사실과 미키아벨리가 자신을 관리로 임명해 주었으 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사실 이 책으로 그는 다시 관리로 채용되는 행운 을 얻기도 했다.
국가의 형태와 군주
(군주론)의 제1장은 국가의 형태에 대한 짤막한 소개로 되어 있다. 당시까지 인류를 지배했 거나, 지배하고 있는 모든 국가는 공화국이거나 군주국인데 군주국은 또 윗대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은 세습 군주국과 새로운 왕이 나타나 권력을 잡는 새로운 군주국으로 나뉜다.
새로 권력을 잡는 방법은 왕 자신의 힘이거나 다른 왕의 힘을 빌리거나, 그것도 아니면 행운에 의한 것이었다. 신설 군주국과 대비되는 세습 군주국은 이미 어느정도 자리가 잡혀 있기 때문에 통치하기가 훨씬 쉽다. 왕이 터무니없이 못된 짓을 하지 않는 한, 그 백성들은 큰 저항없이 왕의 명령에 순종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로 세워진 군주국은 그 백성들 이 쉽고 자연스럽게 복종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 어려움을 극 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왕이 그 이전 왕족의 혈통을 단절시키되, 예전의 법률이나 조세제 도를 급격하게 바꾸지 않아야 한다고 마키아벨리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한 나라의 왕이 다 른 나라를 멸망시키고 그 영토를 차지했을 때에는 왕이나 그 밑의 신하들 중의 하나가 그곳 에 가서 사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면 어떤 사건이 생겼을 때 빠 르게 대응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는 왕의 새로운 영토 획득의 욕망을 아주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한 다. 능력있는 사람의 영토 확장은 인간의 본성에 들어맞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한번 점령한 영토를 계속 지키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세력을 키울 수 있는 길을 철저히 막아야 하고, 그런 여지를 만들어주는 왕은 반드시 망한다.
이런 원칙을 잘 지킨 위대한 왕은 알렉산더이다. 알렉산더대왕은 불과 몇년만에 주위의 왕국들을 점령한 후에,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에서 병으로 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그 후계자들이 그 영토를 잘 유지할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알렉산더가 점령지역 군주 들의 혈통을 끊어놓았기 때문이다.
점령한 영토에 본래 거주하던 사람들은 자신들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과 누렸던 자유 를 쉽게 잊지 못한다. 특히 옛 관습들은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왕이 은혜를 베풀어도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이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주민들을 완전히 말살해 버리든가, 그들 속에 함께 살면서 게속 감시하는 것이다. 이것을 새로운 왕이 등장하게 되는 배경과 연결시켜보면 다음과 같이 보다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다.
우선 왕이 자신의 힘만으로 영토를 점령한 경우를 생각하면, 그는 비교적 쉽게 국가를 유 지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가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 속에서 보면, 확실한 힘을 가진 왕이 나타났을 때는 항상 점령당한 사람들의 저항도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다음 경우로는 다른 사람의 힘이나 해운에 의해 왕이 된 사례를 들 수 있다. 이들은 실제 로 힘을 가진 사람들이나 행운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계속 자리를 지키고 영 토를 다스리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자기 아버지의 힘과 권위에 의지하여 새롭게 왕이 된 사람은 다음과 같은 원칙들에 충실해야만 자신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즉,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만들고, 백성이 왕을 존경하는 동시에 (두려워하게)하며, 자신에게 해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없애야 한 다. 또 새로운 군대를 만들고 주위의 국가들과 동맹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왕의 권위에 도전할 능력이 있는 교황과의 관계를 잘 이끌어가야 한다.
세번째 경우로는 약하고 잔인한 짓을 하여 왕이 된 사람이다. 이런 경우에 백성들은 새 왕에 대해 두려움을 갖게 되는데, 그 두려움이 일시적인 것으로 머물게 하고 은혜를 느낄 수 있게 해주면, 충분히 효과적으로 다스려갈 수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해서 왕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결코 영광스러운 일은 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첫째 부분의 마지막인 9장, 10장, 11장은 시민들이 세운 왕의 문제와 종교적 국가의 문제 를 다루고 있다.
시민들의 뜻에 의해 왕이 된 사람은 언제나 시민들과 좋은 관계를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좋지 않은 시기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게 된다. 시민들이 아닌, 귀족 들의 뜻에 의해 왕이 된 사람은 당연히 귀족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 면 가장 바람직한 왕은 누구인가?
충분한 군대를 가지고 있어서 공격해 오는 적에 대해 훌륭히 막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군주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할 수 없는 왕은 최소한 포위된 성 안에서 자기 신하들의 용 기를 고취시켜서 나라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과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적인 국 가 중에서 조금 특이한 국가로는 종교적 관습과 권위에 의해 유지되는 종교적 국가이다. 종 교적 국가를 다스리는 왕은 교회의 위대한 권위를 계속 지키고, 자신을 위협하는 세력들 중 에서 추기경이 나오지 못하도록 막기만 하면 된다.
군대의 조직과 유지
둘째 부분에서는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는 데 꼭 유념해야만 하는 군대의 문제를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첫 부분에서 마키아벨리는 모든 구가의 가장 중요한 기초는 군대임을 다시 강 조한다. 이 군대는 왕의 입장에서 볼 때, 네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자기 자신의 군대와 고 용한 군대, 원조를 받은 군대, 그리고 혼합군대이다. 그 중에서 고용한 군대(용병)나 원조를 받은 군대(원병)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용병은 단결심이 없고 충성심도 없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멸망 원인도 바로 이 용병에 의존한 데서 비롯된다. 보다 바람직한 왕 은 자신의 군대를 가져야만 한다. 그런 군대를 가졌던 대표적인 나라는 로마와 스파르타이 다. 다른 나라로부터 온 원병도 마찬가지이다. 원병은 아주 힘들게 싸우고 있을 때는 어느정 도 쓸모가 있지만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프랑스의 루이 11세는 스위스의 군대를 고용하기 시작하여 일부는 용병, 일부는 자기 나라 군대인 혼합병제를 채택했다. 이 런 혼합병제는 완전한 용병제보다는 났지만 자기 군대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많은 위험을 감 수해야만 한다. 일단 위험이 다가오는 유사시에 믿을 수 있는 방어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면 그 왕은 항상 불안 속에서 살 수밖에 없다. 그런 불안을 떨칠 수 있는 길은 신하나 시민 또 는 식민지인들로만 구성된 자국 군대를 갖는 길이다.
왕이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있는 자국 군대는 항상 전쟁에 대비하는 태세를 갖추고 있어 야만 한다. 또한 이들이 열심히 훈련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고 왕자신도 사냥을 하면서 몸과 정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 자기보다 앞에 있었던 위대한 왕들의 업적을 생각하며 좋은 것은 따라해야 한다. 특히 그 위대한 왕들이 평화로운 때 어떻게 군대를 훈련시켰는가를 잘 연구하여 자신도 그렇게 하면 국가가 어려움에 처할 때 쉽게 이겨낼 수 있게 된다.
왕의 자질과 능력
셋째 부분에서는 왕이 자기의 신하나 백성들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 것인가에 대해 자세하 게 설명하고 있다. 왕이 밑에 있는 사람들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우선 관대해야 한다는 막연 한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관대하려고 하다보면 무능한 왕이 될 가능성이 높고, 오히려 인색하다는 평판을 듣는 왕이 더 위대한 어적을 남길 수 있음을 역사는 증명 해주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군대에게 재산이나 약탈한 것들을 나눠줄 때는 왕이 관대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그를 배신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둘째, 왕은 백성으로부터 두려움과 사랑을 함께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만약 사랑 을 받을 수 없다면 최소한 미움을 받지는 말아야 하는데, 그렇게 되며렴 자기의 백성이나 신하의 재산 또는 여자를 탐하지 말아야 한다. 또 어떤 사람을 죽여야만 할 경우에는 반드 시 분명한 이유와 적당한 변명이 있어야 한다. 동시에 백성들이 왕에 대해 어느 정도 두려 움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어야만 한다.
셋째, 군주가 갖추어야 하는 미덕은 신의를 지키는 일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나 신의를 지키려 노력했다가는 왕이 큰 곤란에 빠질 수도 있으므로, 상황을 보아가면서 신의를 지켜 야 한다. 특히 새 왕은 운명의 흐름과 변화에 따라서 적응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기 위해서 는 여우의 지혜와 사자의 위엄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여우는 이리에게 공격당할 수 있고, 사자는 인간이 만든 올가미에 빠질 염려가 있기 때문에 이리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사자의 위엄과 올가미를 발견할 수 있는 여우의 지혜를 함께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넷째, 왕은 신하나 백성으로부터 존경받지는 못하더라도 경멸당하지는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왕에 대해 군대는 강한 인상과 능력을 요구하고, 백성들은 온화함과 관대로움을 기대 한다. 이 양쪽의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하여 최소한 경멸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특히 백 성들로부터 미움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좋은 사례는 프랑스이다. 프랑스에는 의 회 제도가 있는데 이 제도는 귀족들과 군인들의 야심과 횡포를 막아주고, 백성들로부터는 존경을 받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또 역사에 나타났던 많은 왕들이 이 양쪽을 잘 다스려서 성공했다는 사실도 명심해 두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왕은 백성들에게 무기를 줄 때 잘 생각해서 무장시켜야 한다. 특히 새로운 영토를 차지했을 때 그곳 원주민들에게는 무기를 주어서는 안된다. 완전히 자기편이라고 믿어지는 원주민들에게 무기를 줄 수는 있겠지만, 이때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왕은 명성을 얻기 위해서 위대한 사업과 싸움에서의 용맹스러움을 보여주어야 한다. 위대한 사업은 영토를 늘 리는 것을 말하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도 그것에 포함된다. 다시 말하면, 영토를 늘리고 지키는 과정에서 용맹을 떨치면 명성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또 왕은 위엄을 유지하기 위 해 자신의 왕국 안에 있는 단체들을 잘 장악해야 하고, 외국과도 적절한 동맹을 맺어서 국 가를 지켜나가야 한다.
여섯째, 왕이 유의해야 할 부분은 자기 밑의 대신들을 잘 뽑아쓰는 일이다. 왕은 다른 사 람이 행동하거나 말하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할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일단 왕 이 그 판단력을 가지고 선택한 대신에 대해서는 존중해주고 명예와 부를 주어 자신을 계속 따르게 해야 하고, 다른 것들을 욕심내지 않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선택할 때는 그 사람이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인지 아닌지에 대해 깊이 고려해야만 한 다. 또 주위에 몇몇 지혜있는 사람들을 두어 바른 말을 할 수 있게 하되, 모든 백성과 대신 들이 바른 말을 하게 해서는 왕의 위엄이 떨어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셋째 부분의 마지막 부분인 24장과 25장, 그리고 26장에서는 마키아벨리의 조국인 이탈리 아의 왕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24장에서는 이탈리아의 여러 왕들이 왜 나라를 잃었는지에 대해 살피고 있는데, 나라잃은 이유로는 운명적인 것도 있지만, 대부분 왕이 무능했기 때문 임을 강조한다.
(오로지 당신 자신과 자신의 능력에 의존하는 것만이 훌륭하고 확실하고 오래 가는 것이 다)라는 구절이 24장의 결론을 대신하고 있다.
그러면 앞에서 말한 운명적인 것에는 어떻게 대항해야 하는가? 운명의 여신을 파괴적인 강물로 비유하는 마키아벨리는, 운명은 저항력이 없을 때만 큰 힘을 발휘하며, 제방이나 축 대를 잘 쌓아놓으면 넘치는 강물을 막을 수 있는 것처럼 운명도 저항력을 쌓으면 충분히 대 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운명의 신은 여자이기 때문에, 부드러운 것보다는 오히려 맹렬하게 대응하는 것이 더 좋다는 재미있는 결론을 내리면서 마키아벨리는 운명을 젊은 사람들의 친 구라는 말도 덧붙이고 있다.
마지막 장인 26장의 제목은 (이탈리아를 야만인들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한 권고)인데, 결론 은 강한 지도자가 나와서 이탈리아인만으로 구성된 강한 군대를 조직하여 야만인들에게 공 격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해방의 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책의 끝부분에 노랫말을 적어놓 고 끝맺음을 하고 있다.
(미덕은 폭력에 대항하여 일어난다/싸우러 가자. 전투는 빨리 진행되고 있다/이탈리아 사 람의 마음속에서/그 폭력에 대항하는 미덕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1장
오늘날 인류를 다스려 온 국가는 공화국 또는 군주국이다.
군주국은 세습 군주국과 신생 군주국으로 나뉜다.
신생 군주국은 누군가가 건국한 완전히 새로운 나라, 혹은 어떤 군주가 영토를 병합한 나라로 나뉜다.
군주가 병합한 국가의 경우, 점령한 곳이 군주정이었는가 공화정이었는가로 나뉜다.
영토를 획득하는 방법에도 갈리는데, 다른 나라의 무력을 이용하는 방법과 자기의 무력을 행사하는 방법이 있다.
2장
세습 군주국은 선조들의 전례를 따라 다스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유지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3장
그에 반해 신생 군주국은 여러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그러므로 신생 군주는 주민의 지지와 그곳을 다스리던 군주의 혈통을 없애버려야 한다. 이민병을 보내거나 스스로 점령 지역에 정주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아무튼 민중은 머리를 쓰다듬던가 아주 없애버리든가 둘 중 하나다.
4장
모든 군주국은 두 가지 양식으로 다스려진다. 하나는 한 사람의 군주와 대신들이 보좌하는 방법.
다른 하나는 군주와 봉건 제후들이 다스리는 방법이다. 전자의 경우 군주만 죽여버리면 나라를 차지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후자의 경우 나라를 차지해도 봉건 제후들이 반발을 할 확률이 높아 유지하기가 어렵다.
5장
점령하기 전에 공화정이었던 나라들은 점령해도 쉽게 따르지 않고 사사건건 반란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그 곳을 멸망시키던지 군주가 그곳에 정주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6장
완전히 새로운 나라를 세울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키루스, 로물루스 등은 자기들이 나라를 세웠는데, 그들 모두 능력과 역량이 있었고, 기회를 잘 잡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새롭게 나라를 세울 경우 그 새로운 질서에 반발하거나 의심하는 자들이 많다. 이런 자들을 없애버리거나 따르지 않는 자들을 따르게 하기 위해서는 무력을 가져야 한다.
7장
이에 반해 타인의 힘으로 나라를 얻은 자는 역량과 경험이 없어 쉽게 파멸해버린다. 쉽게 나라를 얻긴 했지만 유지하기가 어렵다. 체사레 보르자는 프랑스의 힘으로 나라를 얻었기에 곧 쓰러지고 말았다. 허나 그는 운이 나빠서 그런 것이지, 그의 역량이 충분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8장
타인의 힘이나 자기의 힘 이외에도 나라를 얻는 방법이 있으니 사악한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다. 시칠리아의 아가토클레스는 원로원 의원들과 부자들을 군사들로 학살한 뒤 군주가 되었다. 이렇게 잔혹한 방법은 필요상 한 번은 행사했지만 앞으로는 중지해야 한다. 가해행위는 한 번에 해내고 은혜는 조금씩 음미하도록 베풀어야 한다.
9장
동료 시민의 후원으로 군주에 오르게 되는 경우가 있다. 군주제는 민중이나 귀족이 대립하면서 생겨난다. 귀족이 우세하면 민중은 자신들의 대표자로 귀족에게 맞서고, 민중이 우세하면 귀족은 대표자를 내세워 민중에게 맞선다. 이 경우 민중들의 지지를 얻어 군주가 되는 경우가 훨씬 안전하다. 그러나 민중의 지지만 믿고 준비를 게을리했다가는 민중의 버림을 받고 파멸한다. 그러므로 자신이 민중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10장
군주국의 힘은 군주가 자력으로 전쟁을 치를만큼 군사력이 있는가, 아니면 전쟁을 할 수 없어 성 안에서만 버텨야 하는가 두 가지로 나누어 측정할 수 있다. 첫 번째의 경우는 안심해도 되고, 두 번째의 경우에 대해 말하겠다. 성이 튼튼하고 민심을 꽉 잡고 있다면 적은 이 나라를 점령하지 못할 것이다.
11장
종교적 군주국은 종교라는 일종의 구조 아래에 있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아도 알아서 잘 다스려진다. 민중은 정치에 관심이 없어 군주를 배신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알렉산데르 6세 이후 로마 교회는 막강해졌다. 금전과 무력을 충분히 가졌기 때문에 로마의 귀족들을 누르고 영토를 확장하여 힘을 크게 떨쳤다.
12장
군주국의 기초는 좋은 법률과 훌륭한 군대이다. 훌륭한 군대가 있어야만 좋은 법률이 있을 수 있다. 군주는 자국군, 용병, 외국 원군, 이 세 가지를 혼합한 혼성군 등에서 군대를 택할 수 있다. 용병대 및 외국 원군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용병은 전쟁터에 나서기만 하면 겁쟁이가 되는데다 보병을 경시하여 형편없이 약한데도 이탈리아는 용병에만 의지하고 있다. 이탈리아를 치욕의 땅으로 전락시킨 것은 용병이 가장 큰 원인이다.
13장
외국 원군은 용병보다도 위험하다. 남을 도와준다는 핑계로 그 나라를 집어삼키는 경우도 있다. 혼성군의 경우 단순한 용병이나 원군보다는 훨씬 낫지만 자국군에 비하면 형편 없다. 자국군을 유지한 다윗이나 히에론 왕 등을 보면 본국의 군대의 우수함을 알 수 있다.
14장
군주는 군사에 대해 밝아야 하며, 항상 훈련을 거듭해야 한다. 훈련은 행동과 두뇌 두 가지로 나뉜다. 행동의 경우 수렵을 통해 지리를 익히고, 군사들의 심신을 단련시키는 것이다. 두뇌로 하는 훈련은 역사물을 읽고 위인들의 행적을 살펴 본받는 것이다. 군주는 항상 준비를 하고 스스로를 훈련하여 뒤바뀐 운명에도 견뎌나갈 수 있어야 한다.
15장
권력을 유지하려는 군주는 선하기만 해도 안되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악인이 될 필요가 있다. 군주는 세심하게 주의해서 자기 나라를 빼앗기는 수치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군주는 가능하면 오명을 쓰지 않아야 하지만, 너무 불가능하다면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16장
군주는 재물을 많이 나눠주어 관대하다는 평을 듣는 게 좋다. 하지만 되는대로 퍼주다가는 가난해져서 경멸을 받고, 재물을 다시 나눠주기 위해 세금을 무리하게 걷다가 민중에게 증오를 살 것이다. 경멸과 증오는 군주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그러므로 군주는 인색하다는 악평을 듣는다 해도 상관하지 말아야 한다. 그저 백성들을 적으로부터 지켜주고 검소함으로 나라 살림을 풍부하게 하면 악평을 벗고 칭찬을 들을 것이다.
17장
모두가 잔인하다는 평 대신 인자하다는 평을 듣고 싶어한다. 하지만 자기의 백성을 단결시키고, 질서를 지키게 하려면 잔인하다는 악평 쯤은 개의치 말아야 한다. 또, 은혜를 베푸는 것보다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게 훨씬 안전하다. 인간은 뻔뻔하고 악하기 때문에 은혜를 베풀어도 원수로 갚는 경우가 많지만 공포의 대상이 되면 두려워서 배신을 삼갈 것이다. 한니발은 잔인하고 공포스러워 부하들이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지만, 스키피오의 경우 너무 인자해서 부하들이 반역을 꾀한 전례가 있다.
18장
싸움에 이기려면 두 가지 수단이 있다. 하나는 법에 의한 것이고, 하나는 힘에 의한 것이다. 전자는 인간의 수단인데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그러니 후자, 짐승의 수단을 배울 필요가 있다. 짐승의 수단은 '사자의 용맹과 여우의 꾀'를 모범으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질은 교묘하게 숨겨야 한다. 즉, 군주가 훌륭한 인격자일 필요는 없지만 '훌륭한 인격자인 것처럼 보일' 필요는 있다. 대중은 언제나 표면만을 보고 판단을 하니 아무 문제도 없을 것이다.
19장
군주는 민중의 미움과 경멸을 사지 않아야 한다. 그러므로 여성스럽고 결단력이 약하다는 모습을 절대 보여서는 안 된다. 미움을 받으면 백성들이 반란을 일으키는데, 백성들의 미움을 받지 않으면 안심할 수 있다. 그러므로 미움받는 역할은 남에게 떠넘기고 자기는 고마움을 받을 만한 일을 해야 한다. 요컨대 미움을 받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고대 로마 황제 중에서도 경멸과 미움을 피한 군주만이 성공했다.
20장
새로 군주가 된 사람은 반드시 자신의 백성을 무장시켜서 자신의 세력으로 삼아야 한다. 다만 다른 나라를 점령한 군주는, 점령지의 백성들의 무장을 해제시켜서 반란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도시를 이간질시켜서 세력을 약화한 뒤 점령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분열시키면 외세의 개입을 불러올 수 있으며, 도시 자체가 멸망할 수 있다.
새롭게 군주가 된 자는, 군주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자신을 반대하던 자를 등용하는 것이 좋을 때가 가끔 있다. 그 동안 군주와 함께 해 온 자는 열심히 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군주를 반대하던 자는 열심히 일해서 신뢰를 회복해야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종래의 군주들은 요새를 세워서 유사시에 대비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새는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며 해가 되기도 하고 득이 되기도 한다. 요새를 믿는 것은 좋지만, 요새만 믿고 민심을 잡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비난 받아 마땅하다.
21장
군주가 존경을 받으려면 무엇보다도 큰 사업을 일으켜야 한다. 그래서 백성들이 자신을 위대하다고 생각하고 따르게 만들어야 한다.
또 군주는 자기 편이 아닌 자와 자기 편인 자를 확실히 구분할 때도 존경을 받는다. 중립을 택할 경우 이도 저도 아니게 되어 파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군주에게는 끝없이 고난과 선택의 기로가 찾아온다. 완벽한 해결책은 없으니 해가 최대한 적은 것을 선택해야 한다. 또 백성들이 자산을 늘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스스로 풍부한 인간미와 도량을 보여 주어야 한다. 물론 자신의 위엄을 손상시킬 수 있는 짓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22장
군주가 측근을 선택하는 것은 중요하다. 신하가 무능하다면 군주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군주의 일보다 자기 일을 먼저 생각하고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면 좋은 신하가 아니다.
신하들에게 충성을 다하게 하는 방법은, 돈과 명예 등 은혜를 베풀어 자신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변혁을 두려워하게끔 한다.
23장
아첨꾼(간신)은 어떻게 피할까? 신하들로 하여금 사실대로 말하더라도 화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면 된다. 하지만 이런 자세를 취하다가는 누구나가 당신에 대해 떠들어댈 것이다. 현명한 군주는 몇몇의 사람들에게만 자신에 대해 이야기할 권리를 주고, 그것도 자기가 듣고 싶을 때만 말할 수 있도록 했다. 그들 이외에는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자신의 결단을 밀고 나갔다.
이렇듯 현명한 조언자가 있는 것은 군주가 총명하기 때문이다.
24장
이상(1장~23장)의 내용을 잘 지키기만 하면 신생 군주라도 세습 군주처럼 지위가 견고해질 것이다. 반대로 세습 군주더라도 나라를 잃는 경우가 있다.
이탈리아 군주들이 나라를 잃은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그들은 모두 군사를 잘 다루지 못했다. 둘째, 민중의 미움을 샀거나 민중의 힘을 이용해 귀족으로부터 맞서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이렇게 나라를 빼앗긴 군주는 운명을 탓해서는 안 된다. 준비를 게을리한 그들의 잘못이다. 그러므로 운명과 남의 힘에 기대지 말고 자신의 역량을 쌓아야 한다.
25장
운명은 인간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 요새 사람들은 모든 것을 운명에만 맡기려고 한다. 그러나 인간 사의 절반이 운명에 달려있다고 해도 나머지 절반은 우리 사람들의 손에 맡겨져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운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는 운명이 바뀌면 파멸해 버린다.
번영하거나 망하는 일도 여기에 기인한다. 만약 변화하는 운명과 시대에 맞추지 못하는 사람은 시대가 바뀌면 망한다. 과감하거나 신중하거나 때에 맞추어야 한다. 하지만 대개 과감하게 나가는 편이 좋은데, 운명의 신은 여신이라 대담한 자에게 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6장
지금 이탈리아의 상황은 절망적이고, 노예화되고, 혹사당하고, 분열되고, 지도자도 없고, 질서도 없고, 박살났다. 당신(로렌초 데 메디치)의 가문이 앞장서지 않는 이상 희망은 없다. 오늘날의 이탈리아는 워낙 절망적이라 누가 앞장서서 깃발을 내걸고 나아가도 모두가 따라나설 것이다.
병력을 자국의 사람들로 구성하고, 새로운 전투 방법을 연구한다면 군사력을 회복하고 전쟁을 치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 바로 이방인들에게 시달리는 이탈리아를 구원하고 해방할 절호의 기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