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다이어리

의심하는 습관

Jae-seong Yoo 2013. 11. 2. 01:29

몸이 많이 나았다.

비록 이번 학회는 못가겠지만, 월요일에 연구실에 고개를 내밀 수 있을 만큼은 호전되어서 그리하려고 한다.

할 일이 밀렸을텐데, 예전만큼 무리하지는 말라고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셔서 걱정이다.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연구실 사람들이야 다같이 바쁨을 공유하는 사람들이라 치지만, 내가 했어야 하는 일을 내가 빠지면서 다른 많은 이들에게 떠넘겨진 모양이다.

예전 같았으면 나를 기다려준다는 말에 고마워했을텐데,

문득 나라는 사람을 기다리는건지, 내가 다시 일을 맡아 함에 따라서 자신의 일이 줄어들기를 기다리는건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내가 이토록 사람을 의심한 적이 없는데, 어느 순간부턴가 안좋은 버릇이 들어버렸다.

자꾸만 이런 것 때문에 동굴 속으로, 또 동굴 속으로...

뭔가 순수하게 사람과 어울릴 수 있었던 힘을 잃은 것 같아서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