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다이어리
소식. 그리고 냉정함.
Jae-seong Yoo
2013. 8. 18. 08:18
소식을 안들으려 해도, 소식이 들려온다.
아무래도 나는 이미 나름 귀가 큰 편이 되었다보니, 완전히 귀를 막는 일이 불가능한가보다 싶다.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감회가 달라진다.
한 때는, 황당함, 분노, 답답함, 의아함, 의뭉스러움 같은 기분이 주를 이루었는데,
요즘에는 안타까움, 불쌍함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하기야 우리가 언제 이렇게 서로 다투었고,
정작 본인들은 얼마나 힘들겠느냐 싶고,
언제 우리가 이렇게 사이를 걱정해야했는지 싶고,
너희들끼리 하는 이야기를 듣고 또 안쓰러워지고,
정작 그 이야기가 나한테까지 들려오는건 모르겠지 싶어서 또 안쓰러워지고 그렇지만...
그런 기분이 들 때마다, 약해지면 안된다고 마음을 다잡는 일을 반복한다.
인질이 범인에게 연민을 느끼는 일을 스톡홀름 신드롬이라고 한다.
내가 느끼는 것도, 아무래도 그런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범인은 범인일 뿐,
한두번 속았으면 되었다.
또 언제 인질극을 벌일지 모르는 사람들인데,
얽히면 안된다.
오히려 안좋은 상황에 놓인 그들과 함께 하여 좋을게 없다.
난 이제 겨우 안정을 찾았는데, 다시 흔들리고 싶지 않다.
냉정해지자.